조조지(增上寺)는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 시바 공원에 위치한 정토종(淨土宗) 불교 사찰로, 산호(山號)는 산엔잔(三緣山), 정식 명칭은 *산엔잔 고도쿠인 조조지(三緣山廣度院增上寺)*이다. 일본 불교 역사에서 중요한 고찰 중 하나로,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도쿠가와 장군가와 깊은 인연을 맺어 도쿠가와 가문의 보리사(菩提寺)로서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조조지의 기원은 9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며, 고보대사 구카이의 제자인 슈에이(宗叡)가 무사시국 가이즈카(현재의 도쿄 지요다구 인근)에 창건한 고묘지(光明寺)가 그 전신으로 전해진다. 무로마치 시대인 1393년, 제8조 유요 쇼소(酉譽聖聰)의 주도 아래 진언종에서 정토종으로 개종하며 사찰명을 “조조지”로 바꾸어 정토종 사찰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유요 쇼소는 사실상의 개산조사(開山祖師)로 여겨지며, 그의 제자 다수가 마쓰다이라 씨와 관련되어 이후 도쿠가와 가문과의 연결의 토대를 마련하였다.
1590년(덴쇼 18년),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에도에 입성했을 때 조조지를 방문하여 당시 제12세 주지 겐요 손오(源譽存應)를 만났다. 전해지길 이에야스는 사찰을 매우 마음에 들어 하여 도쿠가와 가문의 보리사로 정하였다고 한다. 에도 성 확장에 따라 조조지는 히비야에서 현재의 시바 지역으로 이전되었으며, 풍수 개념에 따라 에도의 ‘우라키몬(裏鬼門, 남서쪽)’에 배치되어 ‘키몬(鬼門, 북동쪽)’에 위치한 간에이지(寬永寺)와 짝을 이루며 성을 수호하는 구도를 형성하였다.
에도 시대에 들어 조조지는 정토종의 중심으로 발전하였으며, 학문소인 ‘단린(檀林)’을 설치하여 간토 18단린의 으뜸이 되었고, 당시 불교 학술과 교육의 중요한 거점이었다. 에도 시대의 조조지는 규모가 방대하여 여러 전각과 오층탑을 갖추었고, 도쿠가와 선조들의 영묘와 함께 종교와 권력을 상징하는 웅대한 사찰이었다.
그러나 근대에 들어 여러 차례 시련을 겪었다. 메이지 시대 신불분리와 제도 개혁으로 규모가 축소되었고, 많은 토지가 국유지로 편입되어 현재의 시바 공원이 형성되었다. 1923년 관동대지진과 1945년 도쿄 대공습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어 도쿠가와 영묘와 오층탑을 포함한 많은 중요한 건축물이 소실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전(大殿)과 산몬(山門) 등 중요한 건축물은 보존되었으며 여러 차례 중건과 복원을 거쳤다.
특히, 산몬인 ‘산게다쓰몬(三解脫門, 해탈문)’은 에도 초기의 유적으로 남아 있는 드문 역사적 건축물 중 하나로, 장엄한 기세를 지니며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 2022년에는 산문 상층부를 야간에 처음으로 개방하여 큰 관심을 모았으며, 2025년 7월에는 유네스코가 조조지에 소장된 세 종류의 불교 성전 총서를 ‘세계기록유산’으로 공식 등재하였다.
최근 들어 조조지는 현대 사회의 중요한 의식과 행사가 열리는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2022년에는 전 일본 총리 아베 신조의 장례식이 이곳에서 거행되어 다시금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조조지는 인근의 도쿄 타워와 시바 공원과 함께 역사와 현대가 공존하는 독특한 도시 경관을 이루며, 종교적 성지일 뿐만 아니라 에도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인기 관광지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