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와구치호(河口湖)는 야마나시현 후지카와구치코정에 위치한 후지 5호 중 하나로, 후지하코네이즈 국립공원에 속한다. 후지 5호 중에서 호안 길이가 가장 길고 해발 고도가 가장 낮으며, 면적은 두 번째로 크고 소지코와 함께 세 번째로 깊은 호수이다. 호수 안에는 우노시마라는 작은 섬이 있으며, 5호 중 가장 북쪽에 위치한다. 호수 주변에는 호텔이 즐비하고, 맑은 날에는 호수에 비친 후지산의 모습이 ‘역후지(逆富士)’로 불리며 절경을 이루어 수많은 관광객들을 끌어들인다.
호반의 우부야사키는 후지산을 조망할 수 있는 명소로 알려져 있으며, 뉴자키·고마가리곶(코덴사키)·나가사키(에보사키) 등도 후지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뛰어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장소이다. 2013년 6월 22일, 가와구치호는 ‘후지산-신앙의 대상이자 예술의 원천’의 구성 자산 중 하나로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지리적으로 가와구치호는 미나미쓰루군에 위치하며, 미쓰토게산·미사카산지·구로다케·셋토다케 등의 산들로 둘러싸여 있다. 남쪽은 지형이 탁 트여 있어 후지산을 감상하기에 매우 좋은 장소이다. 가와구치호에는 자연적인 배수구가 없어 역사적으로 폭우 시 자주 홍수가 발생했다. 에도 시대에는 인근 아라쿠라 마을의 수자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백 년간 아라쿠라 굴착 공사가 진행되었고, 1865년에 완공되었다. 현재의 배수 시스템은 1917년에 완공된 제2 아오키가와와 1994년에 완성된 아오키가와 치수 터널을 포함하며, 이를 통해 가와구치호는 정식으로 사가미강 수계의 일부가 되었다.
후지 5호 중 가장 먼저 관광 개발이 이루어진 곳으로, 가와구치호 동쪽에는 후지카와구치코 온천향이 조성되었으며, 가와구치호 음악의 숲, 후지산 파노라마 로프웨이, 유람선, 원숭이 공연장, 캠핑장, 호텔·레스토랑·특산품관 등 다양한 관광 시설이 자리하고 있다. 또한 야마나시현 내 유일한 조정 훈련장이 있어 1986년 야마나시 국체가 개최되기도 했다.
낚시꾼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곳으로, 특히 배스와 송어 낚시터로 유명하다. 그러나 호저(湖底) 연질 미끼 오염 문제로 인해 2007년부터 연질 미끼 사용이 금지되었으며, 이는 아시노코에 이어 두 번째로 시행된 사례이다.
또한 가와구치호는 수위 변동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3년에는 수위가 내려가 평소에는 물 위에 떠 있는 육각당까지 걸어서 갈 수 있었고, 2015년에도 수위가 다시 낮아져 많은 사람들과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