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펀치후(분치호, 奮起湖)는 자이현(嘉義縣) 주치향(竹崎鄉) 중허촌(中和村)에 위치해 있으며, 해발 약 1,400미터입니다. 지형은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중앙이 낮아져 있어, 모양이 마치 쓰레받기처럼 생겼다고 하여 예전에는 "쓰레받기 호수(畚箕湖)"라고 불렸습니다. 펀치후는 아리산 삼림철도의 중간 지점에 위치해 있으며, 예전에는 번화한 옛 거리, 도시락(벤또), 사각대나무로 유명했습니다. 또한 이곳은 주변 마을 사람들이 장을 보기 위해 모이던 중심지였기 때문에, 마을 주민들이 기차역 주변에 모여 살게 되었습니다.
펀치후의 건물들은 산비탈을 따라 지어져 있으며, 기차역 아래쪽에는 약 500미터 길이의 옛 거리가 있습니다. 이 거리에는 다양한 상점들이 줄지어 있으며, 도시락, 두부, 과자 등 현지 특산 먹거리를 판매하고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쇼핑을 즐깁니다. 관광 열풍이 일면서, 이 거리 — 타이완에서 가장 높은 고도에 위치한 옛 거리로 여겨지는 곳 — 는 아리산 여행 코스의 인기 명소가 되었습니다. 이 거리는 기차역 아래에 있으며, 원래는 정식 거리명이 없었고 지역 주민들은 "지에쯔(街仔)"라고 불렀습니다. 이는 펀치후에서 가장 먼저 발달한 상업 중심지로, 아리산 도로와 철도가 개통되기 전부터 존재한, 백 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고가(古街)입니다.
펀치후 옛 거리를 거닐다 보면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특히 거리 외곽으로 연결된 길은 모두 돌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층층이 겹쳐져 있어 기복이 아름답습니다. 거리는 작지만 분위기는 북부 타이완의 지우펀(九份)과 매우 비슷하여 “아리산의 지우펀” 혹은 “아리산의 슬픈 도시”라는 별칭도 있습니다. 이러한 지형적·역사적 유사성 덕분에 이곳에는 진한 향수를 자아내는 분위기가 감돌고 있습니다.
펀치후 기차역 맞은편에 있는 사각대나무(四方竹)는 줄기가 사각형이기 때문에 그렇게 불립니다. 이 대나무는 중국 쓰촨성 어메이산이 원산지로, 일본을 통해 1924년경 타이완에 도입되었습니다. 현재는 시터우(溪頭)와 펀치후 두 곳에만 남아 있으며, 펀치후는 타이완에서 처음으로 사각대나무가 심어진 곳입니다. ‘의모수(義母樹)’는 타이허(太和)와 라이지(來吉)로 가는 도로변에 위치한 나무로, 야자수 위에 자란 비파나무입니다. 두 나무의 뿌리가 연결되어 있어 “아이와 어머니 나무”라고도 불립니다.
다둥산(大凍山)의 관일봉(觀日峰)에 오르면 위산(玉山) 산맥 사이로 떠오르는 장엄한 일출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칠성석(七星石)은 크기와 형태가 다양한 10여 개의 큰 바위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어떤 것은 퍼그견처럼 생겼고, 어떤 것은 벌집과 비슷한 모양입니다. 그 중 하나는 평평하여 침대처럼 보이고, 위에 발자국처럼 보이는 오목한 자국이 있어 “선인의 발자국”이라 불립니다. ‘거대한 묘비(巨墓碑)’는 약 30미터 높이의 작은 바위산으로, 평평한 암석면이 마치 거대한 묘비처럼 보입니다.
기차역 남서쪽에는 ‘박쥐의 별궁(蝙蝠行宮)’이라 불리는 장소가 있으며, 약 200마리의 박쥐가 이곳에 서식합니다. 이들은 봄과 여름에는 찾아오고, 가을과 겨울에는 떠나며, 마치 이곳을 별궁처럼 이용하는 듯한 모습입니다. ‘영웅벽(英雄壁)’은 경사 60도에서 90도에 달하는 3단 절벽으로, 암벽 등반 훈련에 매우 적합한 장소입니다. 또한 삼중 절벽에 둘러싸인 깊은 계곡은 깊이가 수십 장(丈, 약 수십 미터)에 이르며, 험준하고 독특한 자연 경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펀치후에서 나는 산채, 죽순, 초자궈(草仔粿, 쑥떡), 아이위자(愛玉子, 아이위 젤리) 등 별미들은 매우 맛있으니, 방문 시 꼭 한번 맛보시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