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정

고문정

고분정(好文亭)은 일본 이바라키현 미토시에 위치한 쾌락원(偕楽園)의 중심에 자리한 전통 일본식 건축물로, 미토번 제9대 번주인 도쿠가와 나리아키(德川齊昭)가 직접 설계했습니다. 이곳은 쾌락원의 상징적인 건물일 뿐 아니라, 미학과 실용성을 겸비한 공간 철학을 담은 장소이기도 합니다. ‘고분정’이라는 이름은 매화의 아명인 ‘호문목(好文木)’에서 따온 것으로, 문雅함과 학문을 상징하며, 매화로 가득한 쾌락원의 조경 주제와도 어우러집니다.

전설에 따르면, 진(晉)나라 무제(武帝)의 궁정에 심어진 매화는 문인의 기운을 감지할 수 있었으며, 황제가 열심히 독서할 때 매화가 활짝 피었고, 공부를 게을리할 때는 피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매화는 학문을 좋아하는 사람의 상징인 '호문목'으로 여겨졌습니다. 이러한 문화적 의미는 고분정의 명칭과 용도에도 반영되어, 이곳은 문인과 학자들이 시를 읊고 그림을 그리며 교류하던 이상적인 장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고분정은 2층 3층 구조로 되어 있으며, 북쪽으로는 오쿠고텐(奧御殿)과 연결되어 있어 멀리서 보면 하나의 건물처럼 보입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건물 곳곳에서 설계자의 정성과 세련된 취향이 엿보이며, 품격 있는 우아함을 자랑합니다. 내부에는 송(松), 죽(竹), 매(梅), 벚(櫻), 복숭아(桃), 국화(菊), 야마노이모(莪) 등의 이름이 붙은 방이 있으며, 각 방 벽면에는 계절에 어울리는 그림이 그려져 있고, 사성 운자표도 붙어 있어 시문 창작에 도움이 되도록 배려되어 있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매화 감상 장소가 아니라, 미토번 문인 활동의 중심지 중 하나였습니다.

2층에 오르면 쾌락원 전체가 내려다보이며, 정원의 조용하고 품위 있는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3층에 있는 **라쿠쥬로(楽寿楼)**에서는 보다 넓은 시야가 펼쳐지며, 멀리에는 센바 호수와 다즈루나키 매화림이 보이고, 가까이에는 흰색, 붉은색, 노란색의 매화가 어우러져 피어나는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도쿠가와 나리아키는 이곳에서 자주 문인, 신하, 학자들을 초대해 함께 경치를 감상하고 시를 읊으며 우아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또한 고분정은 미토성 서쪽 방면의 일부로서 방어 기능도 갖추고 있습니다. 이 지역은 성의 방어가 약한 구역이었기 때문에, 건축 구조에 방어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고분정의 역사에는 시련도 있었습니다. 쇼와 20년(1945년) 미토 공습으로 건물이 전소되었으며, 이후 쇼와 30년(1955년)에 3년에 걸쳐 복원되었습니다. 쇼와 44년(1969년)에는 오쿠고텐이 낙뢰로 인해 손상되었고, 쇼와 47년(1972년)에 다시 복구되었습니다. 오늘날, 방문객들은 고분정 내부를 산책하며 예전 문인들이 시를 읊고 풍류를 즐기던 장면을 상상하고, 벚꽃의 방, 매화의 방, 국화의 방 등을 돌아보며 에도 시대 문인들의 품격과 건축미가 어우러진 문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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