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가현 히코네시 긴카메초에 위치한 히코네성(ひこねじょう)은 에도 시대 초기에 축조된 중요한 역사적 가치를 지닌 평산성이다. 도쿠가와 막부의 유력 번신인 이이(井伊) 가문의 거성이자 히코네번의 정치 중심지로 사용되었다. 성은 해발 약 50m의 긴카메야마(또는 히코네야마)에 자리 잡고 있어 긴카메성(こんきじょう)이라고도 불린다. 건립 이래 히코네성은 에도 시대의 정치와 군사 변화를 증언해왔으며, 오미 지역의 권력 중심으로 발전하여 일본 성곽 문화의 상징적인 존재가 되었다.
천수각과 부속 망루, 다몬 망루는 현재까지 완전하게 남아 있어 매우 귀중한 건축 유산이다. 히메지성, 이누야마성, 마쓰모토성, 마쓰에성과 함께 일본에서 유일하게 천수각이 국보로 지정된 다섯 성 중 하나이다. 이외에도 성내에는 아즈치모모야마 시대에서 에도 시대에 걸쳐 지어진 망루와 성문 등이 남아 있으며, 무사 마구간 등 희귀한 건축을 포함해 다섯 동이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이러한 유구는 히코네성을 일본에서 가장 온전하게 남은 성곽 중 하나로 만들었으며, 역사적·미학적 가치로 인해 성터는 국가 특별사적으로 지정되었고, 비와호 국정공원의 제1종 특별구역에 포함되어 있다.
히코네성의 축성은 1604년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명으로 시작되어, 이이 나오마사와 그의 아들 이이 나오타카가 완성했다. 이이 가문은 도쿠가와 막부의 중추를 이룬 중요한 번신으로, 여러 차례 다이로(大老)를 맡으며 막정의 핵심 세력을 형성했다.
메이지 시대의 ‘폐성령’에도 불구하고 히코네성은 철거되지 않았다. 이는 메이지 천황이 순행 도중 히코네를 방문했을 때 그 장엄함과 역사적 가치를 직접 인정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히코네성은 시가현에서 유일하게 해체되지 않은 역사적 성곽으로, 그 희소성과 위상은 더욱 높아졌다.
1992년, 히코네성은 일본의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되었다. 최근 유네스코의 심사 기준 강화로 아직 정식 등재는 되지 않았으나, 역사적·건축적·문화적 가치는 학계와 관광객 모두에게 높이 평가받고 있다. 성의 천수는 외관이 소박하지만, 정연한 3층 3계 구조로 설계되어 미학적 아름다움과 방어 기능을 겸비한다. 천수의 맨 위에 오르면 비와호와 스즈카 산맥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으며, 이는 일본의 ‘히코네 팔경’과 ‘비와호 팔경’에 꼽히는 장관으로 사진가와 역사 애호가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오늘날 히코네성은 소중한 역사 유산일 뿐 아니라 지역 관광의 핵심지이다. 성내에는 박물관이 있어 이이 가문의 역사적 유물과 번정 자료를 전시하고 있으며, 방문객은 귀여운 마스코트 히코냥(ひこにゃん)을 만날 수도 있다. 붉은 투구를 쓴 흰 고양이인 히코냥은 등장 이후 일본 전국에서 유명세를 얻으며 히코네의 상징적 존재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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